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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크럼

따듯한 기억은 종종 사람의 성질을 바꿔 놓기도 합니다. 어쩌면 나도 언젠가 누군가의 성질을 바꿔놓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손이나 발 끄트머리에 내가 조금 물들어버린 사람. 그럴만한 사람들을 하나씩 떠올리다 보면, 조금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어집니다. 책 소개 사랑하기 위해서 존재함을 알아야 한다면 다정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사랑과 애정, 다정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연장선상에 있으므로. 이를테면 위상동형이다. 사랑에는 다정함이 수반된다. 다정하지 않은 사랑은 이제 내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 이십 대엔 불같은 사랑을 지향했었다. 관계를 불태우고 건조하게 만드는 걸로는 도저히 모자라서 걸핏하면 서로의 생에도 뜨거운 불길을 놓기 일쑤였다. 그렇게 다 태우고 나서 까맣게 된..
책 이야기
2020. 3. 2. 11:34